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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소

"내 이름은 내성천, 나는 곧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나는 내성천입니다. 낙동강의 제1지천이지요. 소백산맥의 남쪽 기슭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경북 봉화와 영주를 적시고 안동 등지를 거쳐 낙동강으로 흐릅니다. 나는 멸종위기종 1급인 흰수마자를 비롯하여 고라니, 삵 등 수많은 동식물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106km 길이의 나는 작은 마을들을 굽이굽이 휘감아 흐릅니다. 그 모습이 마치 뱀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사람들은 나를 사행천(蛇行川)이라고 부르지요. 어떤 이는 모래사(沙)자를 써 부르기도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모래하천이기 때문이지요. 나는 강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바닥과 주변 일대가 모래로 형성된 아주 특별한 곳입니다. 얕게는 3~7m, 깊게는 22m의 모래가 쌓여 있고, 그 속으로 차가운 물이 흐릅니다. 나는 안동과 문경을 거쳐 낙동강 하류까.. 더보기
'그린캠퍼스'라면 이 정도는 돼야! '2010 경기도그린캠퍼스 국제포럼'에서 호주, 영국, 일본 대학 사례 소개 #1. 옥스퍼드 브룩스 대학은 헤딩톤, 휘틀리, 하코트힐캠퍼스 사이에 영국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버스 서비스를 운영한다. 초기에는 다른 교통수단 대신 브룩스 버스를 이용하는데 동참하지 않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버스가 이 지역의 주차비용를 줄이고 교통 문제를 해결하면서 모두가 애용하는 교통수단이 됐다. #2. 일본 이와테 대학 학생들은 같은 현에 있는 기업들이 환경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조언을 한다. 학생들이 준전문가 수준의 환경 지식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하다. 이 대학의 환경인재육성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환경관리 실무가'로 키우고 있다. 학생들이 실시한 ‘웜비즈’(겨울철 난방기 28도 이하 설정)운동은 지방정부와.. 더보기
쓰러지기 전엔 내려가지 않을 사람들 쓰러지기 전엔 내려가지 않을 사람들 - 뜨겁던 이포보 고공농성현장 2박3일 취재기 이쪽에서 먼저 촛불을 하나, 둘씩 켜기 시작했다. 그러자 깜깜한 강 건너에서 희미한 촛불 세 개가 밝혀졌다. 연락이 끊겨 걱정됐던 세 명의 농성활동가들이 보내는 신호였다. 사람들은 기뻐하며 그 희미한 불빛을 향해 손을 흔들고 "사랑해요"를 외쳤다. 상황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양 쪽의 촛불은 오랫동안 꺼지지 않았다. 이포보 고공농성 7일째를 맞던 상황실은 이렇게 하루를 마감했다. 이포보 현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뜨거웠다'. 공사현장 옆 작은 장승공원에 천막을 친 이포보 상황실은 제 2의 농성장이었다. 상근 활동가들은 고공농성자들의 힘겨운 투쟁을 함께 하기 위해 청바지도 뚫는다는 특공대 모기에게 물려가며 농성장 천막.. 더보기
종교 떠나 모두 4대강 반대를 외치다 17일 토요일 7시 반 서울광장에서 '문수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문화제'가 있었습니다. 온 몸을 던져 뭇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뜻을 구하신 문수스님을 추모하고, 문수스님의 4대강 반대 뜻을 이어 가자는 취지였습니다. 5시반 쯤 취재 준비를 하러 갔을 때는 진행하는 스텝들만 보이고 시민들은 별로 없더군요. 역시 비가 와서 많이 모이지 않는구나 걱정을 했는데 진행팀 관계자도 예상인원보다 적은 6천명이 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7시 반이 가까워 오면서 하나 둘씩 시민들이 늘어났습니다. 주최측에서 마련한 우비 3천 장이 30분도 채 안되어 동이 날 정도였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비를 맞으면서도 자리에 참석한 것을 보면 '4대강 사업 반대'는 국민들의 부동의 여론임을 확인한 셈.. 더보기
[자연에게 말걸기 #.1] 비오는 5월의 지리산(智異山) 헤어진 지 겨우 삼일만에 벌써부터 지리산이 그립다. 다시 찾은 지리산은 2월의 그때보다 푸르렀다. 지난 겨울엔 하얀 눈꽃과 적막한 풍경으로 나를 반기더니 어느새 싱그러운 초록의 얼굴을 하고 나를 맞이했다. 지난 2월 지리산을 종주할 때는 이 크고 웅장한 산을 원망하기도 했었음을 고백한다. 무슨 산이 이렇게 크기에 아무리 걷고 또 걸어도 끝이 안 보이는지 짜증을 부렸었다. 죽을동 말동 도착지인 노고단에 발을 디디고 나서야 깨달았다. 산은 말없이 그대로인데, 빨리 오르려고 안달하고 역정을 낸 것은 나였다는 것을 말이다. 나에게도 산을 정복하려는 호기 같은 것이 있었나 반성하면서 이번에는 그저 묵묵히 산을 바라보며 둘레길을 걸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예상 밖에 비가 내리는 바람에 그런 나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더보기